글번호
22905

연탄 한 장 - 안도현

수정일
2013.11.27
작성자
관리자
조회수
1640
등록일
2013.11.27


 

2013 이웃사랑 연탄나눔행사를 가지며 오랫만에 연탄을 보았다.

학생중 여러명은 태어나서 연탄을 처음 본 친구들도 있었다.

혼자 사시는 어르신 집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져 올려진 연탄을 보며

오래전 읽었던 안도현 시집의  연탄 한장의 시가 생각났다.

 

연탄 한 장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....

삶을 살아가며 나눔이란 의미를...

더욱 추워져 가는

이 길목에 서서 생각해본다.

 

 

 

연탄 한 장        - 안도현  

 

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

삶이란

나 아닌 그 누구에게

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  

 

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

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

연탄차가 부릉릉

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.

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

연탄은,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

하염없이 뜨거워 지는 것

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

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

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

이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이 되지 못하였네

 

생각하면

삶이란

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  

 

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

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

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, 나는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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